Serendipity라는 말은 언제나 알쏭달쏭하다. 기원을 알고 나니 더 모를 것 같은 느낌은…

The Narrative

고대 극동의 섬나라 세렌딥(현 스리랑카)을 다스리던 왕 자페르(Giaffer)는 세 왕자에게 당대 최고의 학자와 스승을 붙여 예술과 학문을 철저히 교육했다. 스승들이 왕자들의 학문적 성취가 완성되었다고 보고하자, 왕은 이들의 역량을 시험하기 위해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제안했다. 세 왕자는 부왕의 탁월한 지혜에 미치지 못한다며 공손히 사양했다. 왕은 아들들의 겸양에 기뻐하면서도, 온실 속의 특권에만 머무는 것을 경계하여 화를 내는 척하며 이들을 국외로 추방해 세상 경험을 쌓도록 했다.

타국에 도착한 세 왕자는 길을 걷던 중 본 적도 없는 낙타 한 마리의 특징을 추론해 낸다. 왕자들은 낙타가 절름발이이고, 한쪽 눈이 멀었으며, 이빨 하나가 빠졌고, 한쪽에는 꿀, 다른 쪽에는 버터를 싣고 있으며, 임신한 여성을 태우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낙타를 잃어버리고 찾아 헤매던 상인을 마주친 왕자들은 자신들이 추론한 낙타의 특징을 전했다. 상인은 왕자들이 낙타를 훔쳐 숨긴 것이라 의심하여 이들을 베라모(Beramo) 황제에게 고발했고, 황제는 왕자들을 문초하며 보지도 않은 낙타의 상태를 어떻게 알아냈는지 해명을 요구했다. 왕자들은 땅에 남겨진 단서를 통해 유추한 과정을 설명했다.

  1. 외눈: 길 양쪽 중 풀이 덜 푸르고 척박한 쪽의 풀만 뜯어 먹은 흔적을 보고, 반대편의 무성한 풀을 보지 못하는 외눈임을 간파했다.
  2. 빠진 이빨: 길가에 씹다 뱉은 풀 뭉치의 크기가 낙타 이빨 하나 크기만큼 비어 있는 것을 보고 빠진 이빨 틈새로 흘러나온 것임을 알아챘다.
  3. 절름발이: 모래에 찍힌 발자국 중 세 발자국은 온전했으나 나머지 한 발자국은 끌린 자국만 남아 절름발이임을 확인했다.
  4. 버터와 꿀: 길 한편에는 녹아내린 버터에 개미 떼가 모여들었고, 다른 한편에는 떨어진 꿀에 파리 떼가 꼬여 있는 것을 보고 양쪽에 실린 짐을 유추했다.
  5. 여성과 임신 여부: 낙타가 무릎을 꿇었던 자리 부근에서 사람의 발자국과 소변 흔적을 관찰했다. 또한 소변을 볼 때 몸을 지탱하기 위해 땅을 짚은 손자국이 남아 있는 것을 보고, 몸이 무거워 손을 짚어야만 일어설 수 있었던 임신한 여성임을 밝혀냈다.

설명이 끝날 무렵, 사막을 헤매던 낙타를 발견했다는 여행자가 나타나 왕자들의 혐의가 벗겨졌다. 베라모 황제는 왕자들의 뛰어난 통찰과 지혜에 감탄하여 목숨을 살려주고 막대한 포상을 내린 뒤 자신의 고문으로 삼았다. 이후 왕자들은 여러 모험을 거치며 지혜를 발휘하고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The Word; Serendipity

‘세렌디피티’라는 단어는 영국의 문필가 호레이스 월폴(Horace Walpole)이 1754년 친구에게 쓴 서한에서 최초로 만들었다.

  • 어원적 기원: 월폴은 세렌딥의 세 왕자가 여행 중 “우연과 뛰어난 지혜(Accident and Sagacity)를 통해 원래 찾으려 하지 않았던 가치 있는 것들을 지속적으로 발견해 내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이 단어를 고안했다.
  • 개념적 의미: 세렌디피티는 단순한 요행이나 우연한 행운만을 뜻하지 않는다. 세 왕자가 남겨진 단서를 예리하게 관찰하고 논리적으로 엮어내어 진실을 찾아냈듯, ‘우연히 마주친 단서를 통찰력과 지혜를 발휘해 가치 있는 발견이나 발명으로 전환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예: 페니실린 발견, 포스트잇 접착제 개발 등)